여성의 생리는 임신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지만, 때론 귀찮기도 하고 불쾌하기도 합니다. 생리량이 많거나 패드(생리대)를 제때 갈지 못해 외음부가 축축해지면 통증이 생기고, 심하면 질염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생리에 대해 궁금한 사항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생리 때, 패드는 얼마나 자주 갈아야 할까?

생리 때 패드는 최소 2~3시간에 한 번 교체하는 것이 좋습니다. 패드가 축축하게 젖으면 세균 감염이나 질염의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통풍이 잘 되는 면 속옷을 착용하고, 비누를 사용하지 않고 청결하게 씻는 것도 중요합니다.
실제 생리대나 팬티 라이너를 너무 오래 착용하면 질 내부에 공기가 안 통해 세균 감염에 취약해집니다. 혐기성 세균인 가르네렐라(Gardnerella vaginalis), 마이코플라즈마(Mycoplasma hominis), 프레보텔라(Prevotella spp.)균 등이 증식할 수 있습니다. 칸디다 곰팡이가 증식하기도 합니다.
세균성 질염과 칸디다 곰팡이에 의한 질염은 전체 질염의 70~80%를 차지합니다. 질염에 걸리면 분비물이 늘고 냄새가 심해지게 됩니다. 가려움증과 통증이 심해져 앉아 있기 어려울 정도로 증상이 악화될 수도 있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면 감염된 세균이 자궁과 골반으로 이동해 자궁내막염·골반염 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만성 질염으로 변하면 난임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습니다. 따라서 패드는 최소 2~3시간에 한 번 교체하고, 축축하게 젖었다고 느껴질 때는 곧바로 교체해야 합니다.
질염예방
질염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통풍이 잘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평소 속옷은 되도록 면 재질에 통풍 잘되는 것을 선택해야 합니다. 스타킹·레깅스 같이 몸에 꽉 끼는 옷을 오래 입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생식기를 청결하게 씻는 것도 중요합니다. 단, 비누는 알칼리 성분이 강해 질 내 산도(pH 4.5)를 변화시킬 수 있어 사용을 자제하는 게 좋습니다. 산도가 떨어지면 유익한 세균이 죽어 질을 보호하는 기능이 떨어집니다.
한편, 생리 때 패드를 자주 교체하고 생식기를 청결히 유지해도 질염이 자꾸 발생하면 소음순비대가 원인일 수 있습니다. 소음순이 커서 주름 사이에 남아있던 이물질이 세균의 온상이 되며 질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소음순이 너무 크면 지속적으로 마찰을 일으키면서 붓거나 통증이 생길 수 있고, 생리 기간에 패드와의 마찰이 생기며 불편이 더 심해집니다. 이때는 소음순 크기를 줄여주는 시술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2. 생리 때 매일 샤워를 해야 하나요?
생리 중에는 외음부에 다른 염증, 감염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특히 위생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생리 중 규칙적인 샤워는 악취를 방지하고 감염의 위험을 줄이는 데 필수이며, 최소 하루에 한 번은 꼭 샤워나 목욕을 하도록 하세요.
생리 중 샤워를 올바르게 하는 방법
- 샤워 전 생리대, 탐폰 또는 생리컵을 제거한다. 샤워 중 질에서 피가 흐르게 두어도 괜찮다. 피는 하수구를 따라 바로 흘러내려갈 것이다.
- 질 세정시 온수만을 사용한다. 향이 있거나 독한 비누 또는 다른 여성 청결 제품을 사용해 질 세정을 하는 것을 삼가하도록 한다. 이러한 제품들은 필수적이지 않을 뿐더러 가려움이나 자극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므로 질 세정에는 온수가 최고의 세정제이다.
- 감염 예방을 위해 앞에서 뒤 방향으로 씻는다. 세균과 분변이 질 내부로 증식되는 것을 막으려면 평소에 화장실을 사용한 후 닦듯이 앞에서 뒤 방향으로 씻는 것이 중요하다. 샤워 중 물이 몸 앞쪽에서 질 위를 따라 흘러 내려가도록 둔다.
- 외음부만 세정한다. 질의 내부는 자정 능력이 있어 씻을 필요가 없다. 내부를 씻는 것은 질의 정상적인 pH 균형을 깨뜨려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물의 흐름이 질 내부로 향하지 않도록 한다. 질 바깥쪽인 외음부만 세정한다.
- 깨끗하고 마른 수건으로 외음부를 가볍게 두드려 말린다. 샤워를 마친 후 깨끗하고 마른 수건으로 외음부를 부드럽게 톡톡 두드려 말린다. 질 주변의 피부를 문질러 말리지 않도록 한다. 그냥 부드럽게 두드려 준다.
- 깨끗한 속옷과 새 생리대, 탐폰 또는 생리컵 을 바로 착용한다. 질 세정 후에도 생리는 멈추지 않겠지만 목욕을 했다면 어느정도 흐름이 더뎌진 것처럼 보일 것이다. 아마도 물의 역압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리혈을 막으려면 깨끗한 속옷과 여성 위생 용품을 바로 착용해야 한다.
3. 생리중에 운동을 해도 될까요?
생리 중에 하는 운동은 생리통, 팽만감, 우울이나 짜증으로 인한 감정 변화, 피로감, 구역 등을 경감시켜 줄 수 있습니다. 운동을 하면 엔도르핀이 생성돼 불안감과 통증을 줄여줘서 기분이 좋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운동이 다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월경 기간에 하지 않아야 하는 운동도 존재하는데, 내구력 증진을 위한 근지구력훈련의 일종인 볼륨 트레이닝 등이 그렇습니다. 운동을 꼭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최대한 강도를 낮추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외에도 기술과 정밀도에 집중하는 훈련이나 신체 활동도 될 수 있으면 피해야 합니다.
생리 중 가벼운 운동은 좋습니다. 생리 시작 후 하루 이틀은 출혈량이 많아 신체적으로 불편한 시기이므로 이때의 운동은 가벼운 걷기 등 저강도 유산소 운동 위주로 구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요가, 필라테스처럼 신체 이완에 효과적인 운동은 경련이나 유방 압통, 근육통과 같은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이 밖에도 평소 하던 운동이 있다면 시간과 강도를 줄여 피로하지 않을 정도로만 하면 됩니다.
4. 생리 때 물놀이를 하면 안되는 이유
생리 기간에는 생리혈이 자궁안에서 흘러나오며 감염에 대한 위험성이 높아지므로 생리할때 물놀이는 피하는 게 좋습니다. 또 생리가 거의끝나간다고 해도 물놀이를 하지 않는 게 좋은데요. 생리 전후에는 질 속 환경이 바뀌게 되는데 혈액의 pH가 7.4이므로 생리 기간에는 질의pH도 올라가게 됩니다.
산성이었던 질 속 환경이 알칼리로 바뀌면서 세균 침투에 취약할 수 있는 시기라는 것인데 특히 생리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탐폰을 한 후 물놀이를 하면 혈액이 탐폰에 남아 질 속 pH를 계속 높이는 상황이 됩니다. 때문에 장시간 물놀이는 생리가 완전히 끝나고 질 환경이 다시 정상적인 pH 환경으로 돌아오면 하는 게 바람직합니다.